2015년 6월 19일 금요일

22. 풍차 마을 잔세스칸스(Jaanse Schans)에서 자전거 타다.


이제 혼자만의 여정이 끝나 가려니 여유가 좀 생긴다. 불안하고 불편하였던 것들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그래도 긴장을 풀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오늘도 기차를 탄다. 다들 좋다고 하니 네덜란드에 와서 풍차를 안보고 가면 후회할 것 같아서. 집주인이 기차역 부근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고 했는데, 그래도 익숙한 기차를 탄다. 몇 번을 역에서 물어봤는데 Zaandam역이라고 해서 내렸더니 2 정거장이나 더 가야만 되는 것이었다. 그래도 일단 역 밖으로 나가니 건물들이 무척 특이하고 아름답게 현대식으로 지어져 있다. 역 주변을 잠시 거닐고 다시 역으로 와서 다음 기차를 탄다. 역들 간 지나가는 시간이 너무 짧아 무심코 지나쳤는데 이번에 한 정거장 더 지나쳤다. 다시 반대편 기차를 타고 목적지인 Koog-Zaandijk에 도착했다. 부주의로 거의 한 시간을 소비하였다. 그래도 마음 편한 여행이라 별로 그것이 신경 쓰이는 일은 아니었다.

 
 
 
 
 
 

역에서 나오니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이 있다. 1시간에 4 Euro, 2시간에 7.5 Euro. 헬싱키에서의 좋지 않은 기억도 있지만, 그래도 여기서는 한 번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고 싶었다.


많은 젊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길을 따라 달리고 있다. 금방 다리를 건너니 Zaanse Schans 풍차 마을이 나타난다. 사실 기념품 가게들과 옛 풍차들이 어울려진 관광지일 뿐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우선 자전거 길을 따라 멀리까지 올라가 본다. 차들이 다녀 조금 불안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가고 싶었다.


한참을 올라 갔다가 다시 돌아와 천천히 구경을 한다. 구경이래야 풍차 몇 개 보고 기념품 가게 한 번 들러보는 것이 다이다. 시간도 그렇게 많이 걸리지 않는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이번에는 강 건너의 마을을 구경하러 나간다. 옛 마을이 아닌 사람들이 살아 움직이는 조그만 시골 도시이다. 도로를 따라 자전거로 달리다 보니 마을이 조용하고 아담하다. 한 바퀴 마을을 돌아 다시 기차역으로 오니 2시간이 조금 넘었다.
 
 
 
 
 
 
 
 
 항상 시작은 중앙 기차역. 또 기차역에서 Royal Palace를 보기 위하여 Dam 광장으로 트램을 타고 이동한다, 광장에 가보니 한 무리의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인 듯 싶은데 농악 복장을 하고 농악몰이를 준비하고 있다. 물어보니 무전 여행 중이란다. 광장에서 아직은 조금 서툴지만 그래도 흥겨운 농악이 울려 퍼지고 돌아가며 돈도 받는다. 많이 줄 수 없지만 지폐 한 장 꺼내 주고 난 Royal Palace 입구로 향한다. 그런데 문이 닫혀 있다. 어제는 늦어서 닫혀 있다고 지나쳤는데, 오늘 다시 보니 5월 한 달과 6 11일까지 관람 가능하다는 내용의 글이 붙여져 있다.

 
 
 
 
 
 
 
 

 

할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고, 다시 트램을 타고 Rijks Museum으로 향한다. 어제 거대한 박물관을 보고 다시 찾고 싶었었다. 시간은 1시간 밖에 안 남았다. 막상 들어가 보니 네덜란드 미술사가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부지런히 다닌다고 했는데, 내용을 읽으면서 구경을 하게 되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한 층을 도는데도 가도 가도 끝이 없다. 가장 사람들이 많은 곳은 렘브란트의 그림 앞에서이다. 그림 가운데 많은 세밀한 그림들이 숨겨져 있어 중요 포인트들을 가르키는 B4 크기의 설명판도 있어 이를 보면서 감상을 할 수 있다. 동양과의 무역이 활발하여 중국 풍의 도자기들도 전시되어 있고 아름다운 은 세공 기술이 돋보이는 은 그릇 등도 있다. 그리고 자개로 된 장들로 보인다. 해상무역이 활발했던 네덜란드 인지라 동양과의 교류가 많아서인지 낯설지 않은 작품들도 많이 보인다. 아쉽지만 6시가 되니 문을 닫는다.

 
 
 
 
 
이젠 어디로 갈까. 일단은 집으로 가는 트램을 탈 수 있는 장소로 이동하기로 하고 트램 Spui 정류장로 간다. 거기서부터 트림이 다니는 길을 따라 걸어간다. 네덜란드는 꽃이 유명하고 운하를 따라 꽃시장이 있다고 하는데, 그 곳에 가보니 꽃 보다는 알뿌리 들을 많이 팔고 있다. 오늘도 몹시 피곤하다. 그리하여 음식점 앞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돼지갈비 바비큐를 시킨다. 음식을 기다리며 졸고 있는데 음식이 나온다. 이른 시간이지만 더 이상 돌아다니고 싶지 않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오는 트램에 오른다.

 
16 Jun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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