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스트레칭하고 짐을 싼다. 7시 43분 기차를 타기 위해 서둘러 집을 나선다. 생각 보다 먼 길이다. 예약할 때만 해도 예사롭게 생각치 못했는데 6시간이나 걸리는 길이다. 2등석이지만 편한 좌석이다. 3시간 정도 네덜란드 땅을 기차로 달리면
더 이상 기차로 갈 수 없는 바다가 나온다. 거기서 약 50분
정도 페리를 타고 바다를 건넌다. 페리에는 선상 면세점과 음식점이 있다. 난 별로 살만한 것이 없고 아침도 빵과 사과를 먹었기에 창가에 앉아 넓은 바다를 바라본다. 저멀리 육지가 보인다. 배 옆으로 갈매기 한 마리가 힘차게 날개짓
하며 날아간다. 힘이 드는지 점점 바다 바로 위까지 내려간다. 그래도
힘차게 날아가는 갈매기에서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 조금 지나니 드디어 독일 Puttgarden에 도착하여 다시 기차에 오른다.
1시 50분 경에 브레멘
역에 도착하니 비가 많이 내린다. 2시에 집주인과 약속한 터라 걸어가자니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택시를
잡아 탄다. 금방 집에 도착하니 집주인이 기다리고 있다. 집주인은
집안을 소개하며 사용방법을 친절히 알려준다. 그리고 오늘은 약속 때문에 밖에 나가서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오늘 저녁은 편안한 마음으로 피로를 풀 수 있게 되었다.
잠시 후 기차역을 향하여 다시 걸어 간다. 우선은 택시를 타고 왔기에
방향 감각이 없다. 지도를 들고 있으니 친절하게 문제가 있느냐고 물어오는 사람도 있다. 위치를 확인하고 걸어가니 벽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고문당하고
사람의 손이 뒤로 묶여 있고 시체들도 보이는 그림이 있다. 무언가 상징하는 것 같은데. 조금 걸어가니 사거리가 나오고 큰 굴뚝 같은 것이 있는 Kulturzentrum Schlachthof(아트 센터)가 보인다. 그 옆으로 넓은 광장 뒤로 건물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Messe (전시장)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까지 한참 걸어 왔는데도 기차역이 보이지 않는다. 물어보니 600m쯤 걸어가면 역이 나온다고 한다.
기차역에서 6월 15일 아침에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기차를 예매한다. 38.5 Euro를 지불하였으니 생각보다는 비싸지가 않다. 유럽에 오기 전에 유레일 패스를 살까 했었는데 생각보다 비싸고 덴마크에서 독일, 그리고 독일에서 네덜란드 패스 두 가지를 구입하여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드는 것 같아 현지에서 해결하기로 했었다. 그리고 이 세 나라를 계속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고 편도를 지나가는 여행이기에 유레일 패스는 필요한 것 같지 않았었다. 내 생각이 맞았음에 잠시 미소를 짓게 된다.
기차 역사 안에는 길게 음식점들과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반대편 방향으로 나오니 광장 옆으로 박물관이 하나 있다. 들어가려고 하니 6시까지 관람으로 25분 정도 남았다고 한다. 내일 오라는 표정과 말투다. 그래도 들러가겠다고 하니 5 Euro 입장료는 받는데, 박물관을 어떻게 그리 빨리 보냐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휘 둘러 보니 우선 1층에는 호주와 태평양 연안의 해양문화와 중국의 농경문화에 대한 전시장이 있다. 그리고 2층에는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전시장이 있고, 인접한 다리를 통해 건너가면 기후변화, 커뮤니케이션, 섹스와 젠더, 시간, 인권, 이주 및 세계 경제에 대한 전시장이 있다. 서둘러 거의 보고 있는데, 6시에 문닫는다고 내려 가란다. 아직 6시 안됬는데, 다른 박물관은 그래도 나갈 때까지 기다려 주는데 하는 불만이 머릿속을 맴돈다.
오늘은 코펜하겐에서의 불편함과 기차와 페리를 탄 긴 여정으로 피곤하기에 쉬기 위해 대형 슈퍼마켓에서 약간의 먹을
것만 사고 집으로 들어간다.
13 Jun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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